주식 / / 2025. 3. 12. 16:51

버크셔 해서웨이는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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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셔 해서웨이의 투자 전략 및 포트폴리오 변천 분석

1. 시장 상황별 포트폴리오 조정 전략

(1) 버크셔 해서웨이(Warren Buffett의 Berkshire Hathaway)는 각 연도의 경제 상황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유연하게 조정해왔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버크셔는 위기에 빠진 기업들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전략을 전환했습니다. 버핏은 존슨앤드존슨(J&J), 프록터앤드갬블(P&G), 코노코필립스 같은 기존 보유 주식을 일부 매도해 현금을 확보한 뒤, 그 자금으로 골드만삭스와 제너럴일렉트릭(GE) 등의 우선주에 투자하여 연 10%의 배당과 주식매입권(warrant)을 얻는 딜을 성사시켰습니다. 이러한 위기 대응 투자를 통해 버크셔는 2008년에 총 145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금융위기 상황에서 공급하며 “마지막 대부자(lender of last resort)” 역할을 했습니다. 예를 들어 2008년 버크셔는 다우케미컬의 로움앤드하스 인수를 돕기 위해 30억 달러를 투자하고 연 8.5% 배당을 받는 우선주 계약을 체결하여, 이후 약 30억 달러의 이익을 거두었습니다 . 버크셔는 또한 2011년 위기로 주가가 폭락하던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에 50억 달러를 투자해 연 6% 배당의 우선주와 7억 주의 보통주 매입권을 확보했고, 이는 이후 약 120억 달러에 달하는 이익으로 이어졌습니다.

(2) 금융위기 이후 경기 회복기(2010년대 초중반)에는 초저금리 기조 속에서 대형 인수합병에 나섰습니다.

2009년 말 버크셔는 미국 경기부양을 내다보고 260억 달러를 투입해 대형 철도회사인 벌링턴노던산타페(BNSF)를 인수했는데, 버핏은 이를 “미국 경제의 미래에 대한 올인 베팅”이라고 표현했습니다. BNSF 인수는 버크셔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로서, 이 거래를 위해 버크셔는 코카콜라, GE 등 일부 다른 주식자산을 매각하는 결단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후 2013년에는 3G 캐피털과 함께 H.J.하인즈를 인수하고 2015년 크래프트와 합병하는 등 소비재 부문 투자도 단행했습니다. 저금리 장기화로 채권 수익률이 낮자, 버크셔는 내부 유보현금이 크게 늘었음에도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웠고, 2010년대 중반에는 대형 인수로 그 자금을 활용했습니다. 2016년에는 정밀부품 제조업체 프리시전 캐스트파츠(Precision Castparts)를 약 321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또 한 번 사상 최대 규모의 현금 투자를 집행했는데, 버핏은 훗날 “너무 비싸게 샀다”고 인정할 정도로 이 시기 몇몇 인수는 기대에 못미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프리시전 캐스트파츠의 사업이 기대 이하가 되어 2020년 코로나19 직후 약 98억 달러의 감액손실을 기록했고, 2015년 투자한 크래프트하인즈도 브랜드 가치 저하로 2019년에 버크셔가 43억 달러의 지분가치 손실을 보는 등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3) 코로나19 위기와 이후(2020년~2021년)

2020년 초 팬데믹 발생 시 버크셔는 항공주 등 일부 취약 업종 지분을 과감히 정리하고 현금을 비축하는 보수적 대응을 했습니다. 주식시장이 2020년 3~4월 폭락했다가 급반등하는 과정에서 버핏은 눈에 띄는 신규 투자를 하지 않아 일시적으로 시장 대비 뒤처졌지만, 대신 자기주식 취득(바이백)에 약 510억 달러를 투입하며 주주환원을 선택했습니다. 2021년에는 시장 유동성이 정점을 찍고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여전히 “흥미로운 투자 대상이 거의 없다(We find little that excites us)”고 언급하며 큰 신규 투자보다는 유보 현금과 자기주식 매입을 병행했습니다. 이 시기 버크셔의 현금성 자산은 2021년 말 기준 1,467억 달러에 달해 사상 최대 수준이 되었는데, 버핏은 거품 우려가 있는 시장 환경에서 섣불리 비싼 인수를 하지 않고 인내심 있게 기회를 기다리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4) 인플레이션 및 금리 상승기(2022년 이후)

2022년 들어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으로 시장이 조정을 받자, 버크셔는 오래간만에 공격적으로 주식 매수에 나섰습니다. 2022년 1분기에만 순매수 기준 약 410억 달러어치의 주식을 사들이며 이전 2년간 순매도였던 태도를 급선회했고, 이로 인해 버크셔의 현금 보유액이 한 분기 만에 1,470억 달러에서 1,060억 달러 수준으로 28% 급감할 정도였습니다. 특히 이 기간 쉐브론(Chevron) 지분을 단숨에 기존 45억 달러 규모에서 260억 달러 이상으로 늘려 에너지주 비중을 크게 높였는데, 이는 단순 주가 상승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적극적인 매수에 따른 결과였습니다. 또한 서부텍사스산중질유 업체 옥시덴탈 페트롤리엄(Occidental Petroleum)의 지분을 2022년 내내 꾸준히 매입하여 연말에는 보통주 지분만 약 20%를 넘겼고, 기존에 보유했던 옥시덴탈 우선주 100억 달러와 합쳐 석유 부문에 대한 대규모 베팅을 단행했습니다. 버핏은 2022년 주주총회에서 “우리의 상위 5대 투자 중 에너지 기업이 두 개나 될 줄은 나도 예상 못 했다”고 언급했을 만큼,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전통 에너지주를 매입한 것은 이례적인 전략 변화였습니다. 한편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유가가 급등하자 이러한 에너지주 투자에서 큰 평가이익을 얻었고, 버핏은 옥시덴탈에 대해 “영원히 갖고 갈(company we want to own forever)” 기업 중 하나로까지 언급하며 장기 보유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


2. 주요 보유 종목 비중 변화 추이

버크셔의 주요 주식 포트폴리오 구성은 지난 십여 년간 상당한 변화를 겪었습니다. 특히 애플, 금융주, 에너지주, 소비재 등 핵심 섹터에서 비중 변화가 두드러졌습니다.

(1) 기술주 – 애플(Apple)

버크셔는 전통적으로 기술주 투자를 기피했지만 2016년 처음으로 애플 지분을 매입한 이후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했습니다. 2022년경에는 애플이 버크셔 공개 주식 포트폴리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 실제로 2023년 말 기준 버크셔가 보유한 애플 주식은 9억0560만 주로 평가액이 1,743억 달러에 달해 포트폴리오의 약 50%를 차지했습니다 . 버핏은 애플을 “버크셔의 세 번째 사업”이라고 부를 만큼 애착을 갖고 있으며, 애플의 탁월한 브랜드 파워와 팀 쿡 CEO의 경영을 극찬해왔습니다 . 다만 애플 비중이 너무 커진 데 따른 집중도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2020년에 지분 일부(약 110억 달러 규모)를 한번 매도했고, 2023년에도 소폭의 차익실현을 했습니다 . 버핏은 2020년 매도에 대해 “아마 실수였을 것”이라고 후회하기도 했으며, 2024년에 들어서는 추가로 일부 지분을 매각하면서도 여전히 애플을 가장 중요한 핵심 보유종목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 애플은 현재도 버크셔 단일 최대 보유종목으로 남아 있으며(2024년 초 포트폴리오 약 30% 비중), 버핏은 “애플은 우리가 가진 어떤 사업보다도 뛰어나다”는 찬사를 보낼 정도로 신뢰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

(2) 금융주 – 은행 및 카드

버크셔 포트폴리오의 전통적 핵심이던 금융주에도 큰 재편이 있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AC)는 2011년 위기 이후 투자한 우선주 및 워런트 덕분에 버크셔의 주요 지분으로 떠올랐습니다. 버크셔는 2017년 보유 워런트를 행사해 약 7억 주의 뱅크오브아메리카 보통주를 취득했고, 이후 추가 매수를 통해 2023년 말 현재 약 10억 100만 주(지분가치 348억 달러)를 보유하여 애플 다음가는 2대 보유종목이 되었습니다 . 이는 포트폴리오의 약 10%에 해당하는 비중입니다. 버핏은 BOA 경영진에 신뢰를 보여 유일하게 대형 은행주 가운데 비중을 늘렸으며, 2016년 웰스파고 스캔들 이후 다른 은행들은 상당 부분 정리했습니다. 웰스파고(Wells Fargo)의 경우 한때 버크셔 포트폴리오 상위권이었으나, 2016년 불거진 가짜계좌 개설 스캔들 등을 계기로 버크셔는 지분 축소를 시작했습니다. 버핏은 웰스파고의 내부문제를 “총체적 재앙(total disaster)”이라고 강하게 비난했고, 2016년 말 5억 주에 달하던 지분을 꾸준히 매도하여 2020~2021년에 대부분 처분했습니다. 실제로 2019년 말 3억4600만 주(지분율 8.4%)를 보유했던 웰스파고 지분은 불과 5분기만에 675천 주 수준으로 급감했고, 2022년 초 완전히 정리되면서 버크셔는 약 100억 달러의 현금을 확보했으나 결과적으로 이후 주가반등에 따른 100억 달러 이상의 추가 이익은 놓쳤습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XP)는 1994년부터 장기 보유해온 종목으로, 버크셔는 보유 워런트를 통해 초기 투자 후 꾸준히 지분을 늘려왔습니다. 2023년 말 기준 버크셔의 아멕스 지분은 약 28.4억 달러 규모로 포트폴리오의 8% 정도이며, 아멕스 전체 주식의 약 21%에 달하는 막대한 지분율입니다 . 버핏은 아멕스를 “영원히 보유하고 싶은 기업”으로 거론해왔고 , 금융 서비스 업종에서 여전히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3) 에너지주 – 석유 메이저 및 OXY

2020년 이전까지 버크셔의 포트폴리오에서 에너지 업종 비중은 비교적 작았습니다. 그러나 2022년 원자재 및 에너지 가격 급등 국면에서 버크셔는 Chevron(쉐브론)과 Occidental Petroleum(옥시덴탈)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에너지주 비중을 크게 높였습니다. 쉐브론의 경우 2019년에는 소규모 지분만 보유하다가 2022년 1분기에 지분을 급격히 늘려 한때 버크셔 3~4위 규모의 보유종목이 되었습니다. 2023년 말 기준 버크셔는 쉐브론 주식 1억2600만 주 이상을 보유하여 약 5.4%의 포트폴리오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쉐브론 전체 주식의 약 6.7%에 해당합니다 . 버핏은 화석연료 기업에 대한 환경우려 지적에 대해 “쉐브론은 결코 악한 기업이 아니며, 나는 쉐브론을 보유하는 데 아무런 가책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 옥시덴탈 페트롤리엄은 2019년 애너다arko 인수 자금 지원을 위해 버크셔가 100억 달러의 우선주 투자를 한 인연이 있는데, 2022년에 들어 버핏은 옥시덴탈 보통주도 대량 매입했습니다. 불과 몇 달 사이에 지분이 20%를 넘어섰고, 2022년 8월에는 1억8840만 주(지분율 20.2%) 보유를 공시하여 옥시덴탈의 지분법 적용 한도까지 넘어서게 되었습니다. 현재 옥시덴탈 보통주 지분은 버크셔 포트폴리오의 약 4% 수준으로 평가되며 , 버핏은 이 회사를 코카콜라, 아멕스와 함께 “영구 보유” 목록에 올릴 정도로 높은 신뢰를 보이고 있습니다 . 다만 시장에서는 버크셔가 옥시덴탈을 완전히 인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며, 버핏 본인도 2023년 주총에서 “지배권 인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

(4) 소비재 및 기타 산업

버크셔의 소비재 섹터 대표 주식은 코카콜라(KO)입니다. 코카콜라는 1988년 처음 매입한 이후 35년 이상 보유하고 있는 상징적인 투자로, 버핏은 하루에 콜라 5캔을 마실 정도의 애호가이기도 합니다 . 버크셔는 코카콜라 주식 4억 주(지분율 약 9.3%)를 보유하고 있으며, 2023년 말 기준 가치가 약 236억 달러로 포트폴리오의 6.8%를 차지하는 핵심 종목입니다 . 버핏은 1988년 주주서한에서 코카콜라를 “아주 오랫동안(Long time) 보유할 것”이라고 밝히며 “우리가 훌륭한 사업을 부분적으로 소유하고 있다면 최상의 보유 기간은 영원”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 한편 2015년 합병으로 얻은 크래프트하인즈(KHC) 지분(약 26.7%)도 버크셔 포트폴리오에 포함되어 있는데, 한때 투자금 대비 손실을 보기도 했던 이 종목은 최근까지 2% 내외의 비중을 차지하는 비교적 소수 지분입니다 . 버크셔의 전체 주식 포트폴리오는 상위 몇 종목에 매우 집중되어 있어, 2023년 말 기준 상위 5개 종목(애플, 뱅크오브아메리카, 아멕스, 코카콜라, 쉐브론)이 전체 공개주식 포트폴리오 가치의 약 80%에 달합니다 . 특히 애플 한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2년 한때 40~50%까지 치솟았다가 2023년 말 약 28% 수준으로 내려왔는데, 여전히 단일 종목으로는 압도적입니다 . 이러한 집중도는 버크셔가 소수의 확신 있는 종목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전략을 견지해왔음을 보여줍니다.


3. 연도별 투자 성과와 벤치마크 비교

버크셔 해서웨이의 투자 성과는 장기적으로 시장 평균을 크게 상회해왔으나, 단기적으로는 시장 상황에 따라 상대적 강약이 교차되었습니다. 1965년부터 2023년까지 버크셔의 복리 평균 연간 수익률은 약 19.8%로, 같은 기간 S&P 500의 약 10.2%를 크게 앞질렀습니다 . 이러한 탁월한 장기 성과 덕분에 버크셔 주식은 “20세기 최고의 투자” 중 하나로 꼽혀왔습니다. 그러나 연도별로 보면 강세장에서는 시장을 약간 밑돌고, 약세장에서는 선방하는 패턴을 보여왔습니다.

예를 들어 2008년 금융위기 때 버크셔 주가는 -31.8% 하락하여 S&P 500의 -37.0%보다 낙폭이 작았고, 2022년 약세장에서도 버크셔는 연간 +4.0%의 소폭 상승을 기록하며 -18.1% 폭락한 S&P 500을 크게 앞질렀습니다. 반대로 2009년처럼 시장이 급반등한 해에는 버크셔 주가가 +2.7% 오르는 데 그쳐, +26.5%의 S&P 500 수익률에 훨씬 못 미쳤습니다. 최근 2019~2020년의 강세장에서도 버크셔는 2019년 +11%로 S&P 500의 +31%에 뒤졌고, 2020년에도 +2%로 S&P 500의 +18% 대비 크게 저조했습니다. 이는 대형 기술주의 비중이 낮은 버크셔의 포트폴리오 특성상, 기술주 중심 랠리에서는 상대적 수익률이 낮아지는 경향을 반영합니다. 반면 2018년 등 시장이 하락하거나 정체된 해에는 버크셔가 소폭이라도 플러스(2018년 +2.8%)를 기록하며 S&P 500의 약세(-4.4%)를 이겨낸 사례가 있습니다 . 요약하면, 버크셔는 하락장 방어력장기 복리 측면에서 뛰어나지만 폭등장 추격력은 제한적인 편입니다. 이러한 성과 패턴은 보험, 소비재 등 경기방어적 자산과 현금보유 비중이 높아 버크셔의 변동성이 시장보다 낮기 때문이며, 버핏 역시 “지수가 급등하는 강세장보다, 하락할 때 우리의 상대적 성과가 돋보인다”는 취지로 설명해왔습니다.


4. 현금 및 국채 보유 변화와 역할

버크셔 해서웨이는 막대한 현금 및 국채(T-Bill) 보유로 유명하며, 이는 투자 전략의 중요한 한 축입니다. 버핏은 항상 최소한의 유동성 장치를 확보해 “기회가 올 때 대비하고 어떠한 위기에도 생존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합니다. 그는 다년간 “항상 최소 200억 달러(최근에는 300억 달러 이상)를 현금等가물로 보유하겠다”고 공언해왔고, 실제로 버크셔는 어떤 상황에서도 이 안전자산 풀을 유지해왔습니다. 예컨대 2008년 금융위기 직전 약 440억 달러였던 현금성 자산은 위기 중 대거 투입되어 2008년 말엔 255억 달러로 급감했지만, 이후 곧바로 2009~2010년에 위기 극복과 더불어 현금이 다시 600억 달러 이상으로 회복되었습니다. 2010년대 중반까지 마땅한 대형 투자처를 찾지 못한 버크셔의 현금은 꾸준히 불어나 2017년경 1,000억 달러를 돌파했고, 2019년 말에는 약 1,280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저금리 환경에서는 이 거대한 현금 더미가 거의 이자를 벌어들이지 못해 비판도 있었지만, 버핏은 “이 현금은 미친 애국심의 발로가 아니라 우리 보험 사업을 지키는 방패”라고 비유하며 막대한 유동성의 전략적 가치를 역설했습니다. 그는 보험 계약 등 거대 부채를 안고 있는 버크셔의 특성상 유동성 확보는 생존의 문제이며, 투자 기회가 없다고 함부로 소진하지 않을 것임을 누누이 밝혀왔습니다.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질 때 버크셔의 현금비중은 더욱 증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2020년 팬데믹 직후 버크셔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사상 최고 수준인 1,467억 달러까지 불어났고, 2021년 말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이는 버핏이 거품 가능성을 염려하여 대규모 인수를 자제하고 보수적으로 대응한 결과입니다. 2022년 초 시장 급락 시 버크셔는 앞서 언급한 대로 현금을 투입해 주식을 저가매수했는데, 이로 인해 같은 해 3월 말 현금잔고가 약 1,060억 달러까지 내려갔습니다. 그러나 이후 시장이 회복되고 추가 매수 여력이 줄어들자 현금은 다시 축적되기 시작했습니다. 2023~2024년 금리 상승기에는 버크셔의 현금 운용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는데, 국채 금리가 높아지자 상당 부분을 미 국채에 투자하여 이자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2024년 6월 말 기준 버크셔가 보유한 미 재무부 단기국채(T-Bill)는 무려 2,350억 달러에 달해 전년 말 대비 81% 증가했으며, 현재 버크셔는 연준(Fed)보다도 많은 미 국채를 보유한 상황입니다 . 2024년 중반 버크셔의 현금성 자산은 총 2,770억 달러에 달해 자산의 25% 수준으로 치솟았는데, 이는 2004년 이후 최고치입니다 . 버핏은 이처럼 쌓여가는 현금에 대해 “좋은 투자 기회를 찾지 못한 부수적 결과”라고 언급하면서도, 막대한 현금을 비축해두는 것은 버크셔의 재정 건전성과 기민한 기회 포착 능력을 뒷받침하는 필수 요소라고 강조합니다. 실제로 2022년 초처럼 시장이 급변동할 때 버크셔는 이 현금을 즉시 활용해 대규모 매수를 실행할 수 있었고, 2008년 금융위기 때도 남들이 자금경색으로 쓰러질 때 버크셔만은 준비된 현금으로 유리한 조건의 거래들을 성사시킬 수 있었습니다. 요컨대 버크셔는 평소에는 현금과 국채를 든든히 쥐고 보수적으로 버티다가, 시장이 급락하거나 확신 있는 기회가 올 때 집중 투자하는 전략을 오랫동안 견지해왔으며, 이러한 접근법이 장기적으로 높은 투자성과와 재무 안정성으로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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