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마 경영
“훌륭한 경영이란 단순히 이윤을 창출하는 것을 넘어, 사람과 세상에 좋은 씨앗을 심고 함께 열매를 거두는 과정이다.”
들어가며
이나모리 가오즈, 교세라(Kyocera)의 창업주는 경영뿐 아니라 인생 전반에 걸쳐 철학적인 메시지를 전해왔다. 그가 제시하는 ‘카르마 경영’은 단순히 숫자와 성과에 매몰되지 않고, ‘사람의 마음’과 ‘장기적 인과관계’를 중심에 두는 경영 철학이다. 이 책은 이익이나 매출 같은 가시적 지표를 넘어서, “조직과 개인이 어떤 가치를 창출하며 세상에 어떤 흔적을 남길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현대 사회의 바쁘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이러한 질문은 다소 낭만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이나모리는 오히려 이것이 지속 가능한 성공과 행복의 원천임을 강조한다.
주요 내용
1) 경영의 본질: 사람을 이롭게 하는 일
이나모리는 경영을 단순히 이윤을 추구하는 수단이 아니라, ‘사람의 행복을 실현하는 도구’로 본다. 여기에는 회사 내부의 직원뿐만 아니라,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기업 활동에 영향을 받는 지역사회, 그리고 지구 환경까지 모두 포함된다. 이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때, 그 효과는 마치 ‘카르마’처럼 돌아와 회사를 든든하게 지탱한다. 실제 교세라의 사례에서도, 단기적인 이익 극대화를 위해 무리한 영업보다는 장기적인 신뢰 구축을 통해 고객과 파트너의 지지를 얻었고, 결국 회사가 더욱 성장할 수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2) 이윤보다 중요한 것: 공생과 신뢰
이나모리는 “기업은 이윤을 창출해야 하지만, 그 이윤조차도 사람과의 공생 속에서 나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만약 단기적 수익을 위해 직원 복지를 희생하거나 고객을 기만한다면, 그 부정적인 결과는 결국 기업에 돌아오게 마련이다. 반면, 직원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주고 정직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파트너와의 관계를 투명하게 유지하는 조직은 ‘선한 카르마’를 축적하게 된다. 이런 조직은 경제적 위기나 시장 변동에도 굳건한 힘을 발휘하며 안정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다.
3) 리더의 역할: 마음을 모으는 ‘투명한 소통’
이나모리는 리더를 단순한 지시자나 통제자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리더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동기를 부여받고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분위기와 문화를 만들어가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특히 “마음을 모으는 투명한 소통”을 강조하는데, 경영 현황과 회사의 비전을 직원들과 자주 공유하고 의사결정 과정을 솔직하게 공개하면, 구성원들은 자신이 회사의 중요한 일부라는 소속감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감정적 유대가 쌓이면 조직은 한층 더 견고해지고, 직원들은 목표의식과 보람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개인적인 감상
『카르마 경영』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경영을 ‘사람과의 약속’으로 해석한 부분이다. 재무제표나 사업 계획서에 드러나지 않는 ‘마음’이 결국 회사를 움직이는 진짜 원동력이라는 점을 깨닫게 된다. 이나모리가 반복해서 강조하는 ‘신뢰’와 ‘공생’은 너무 당연해 보여 쉽게 간과되기 쉬운 가치들이지만, 이를 놓치는 순간 조직 내 불신이 쌓이고 번영 대신 퇴보로 이어질 수 있음을 상기시켜준다.
또한, 직원들이 회사의 목표와 비전을 진심으로 공유하도록 만드는 과정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지만, 그 결과로 얻어지는 열정과 창의성은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귀중한 자산이다. “내가 무엇을 하는가”뿐 아니라 “왜 그것을 하는가”를 분명히 알아야 사람들은 진심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결론
이나모리 가오즈의 『카르마 경영』이 전하는 메시지는 단순하면서도 무겁다. 이익을 추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길이 ‘누군가에게 이로움을 주고 있는가’를 끊임없이 자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태도가 결국 ‘카르마’로 돌아와 사람과 조직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준다. 긴 안목으로 “어떻게 하면 다 함께 이로울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면, 기업은 단순한 ‘이윤 기계’가 아니라 사람과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가치 창출자’로 거듭날 수 있다.
오늘날처럼 급변하는 시대에 숫자만 좇다가는 경쟁력을 잃기 쉽다. 오히려 ‘인간 중심’과 ‘의미 중심’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철학이 회사의 생존과 번영을 지켜주는 가장 확실한 버팀목임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카르마 경영』은 경영자와 구성원 모두가 이 ‘본질’을 잊지 않고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쓰인 책이며, 결국 ‘착한 경영’이 아니라 ‘현명한 경영’의 길이 카르마를 통해 펼쳐진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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